담배를 안 피운지 백일이 넘었다 . 하루 한 두 갑씩 이십년 넘게 피운 담배다 . 이 책에 나오는 그것이 무언지 알겠다 . 3 주차 정도에 온다는 그 느낌 . 표지의 광고처럼 기적의 금연요법은 아니다 . 담배가 무엇인지 , 담배를 피운다는 것이 무엇인지 , 내가 어떤 상태인지를 내가 생각하게 하고 알게 해 준다 . 내가 안다는 것이 중요하다 . 다음은 나의 경험담이다 . 몇 년 전 주변의 성화에 못 이겨 한 번 시도해 본 적이 있다 . 월요일부터 시작해서 주변에 계속 짜증 부리며 다니다 목요일에 술 왕창 먹고 밀린 거 다 피워버렸다 . “ 차라리 피워라 .” 이 소릴 들으려고 일부러 짜증내고 다녔다 . 정정당당하게 다시 피우려고 . 못 끊은 게 아니라 안 끊을 걸 나는 알고 있었던 거다 . 재작년에 이 책을 샀다 . 끊고 싶어 샀겠지만 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일 년 가까이 책장에 꽂아두고 감히 꺼내 보지도 못 했다 . 담배란 게 직장생활에서는 꽤 유용하다 . 서로 담배를 권하면서 같은 편이라는 걸 확인한 후 , 하얗고 순결한 새 담배에 불을 붙인다 . 그것이 무참히 짓밟히고 비벼 꺼지기 전까지 우리는 한 편이다 . 우리 편끼리는 하는 수 없이 서로 대화란 것을 나누어야 한다 . 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가 ! 그러나 가정생활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. 본 아이덴티티에서 맷 데이먼은 식사를 위해 식당에 들어갈 때도 출구를 먼저 확인한다 . 본능적으로 . 담배 피우는 아빠는 가족과 놀이공원이라도 가게 되면 먼저 흡연 장소가 표시되어 있는 지도를 폰에 담아두어야 한다 . 계속 눈치 보다 한 대 피우고 오면 또 다시 기회가 올 때까지 안절부절 못한다 . 가족과의 시간이 즐거울 리 없다 . 그런 나와의 시간이 가족 역시 즐거울 리 없다 . 안 필 수 있는 자유 . 그래서 책을 샀다 . 그러고 보니 젊을 때는 필 수 있는 자유를 갈구했다 . ‘ 나에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