Gradle

코로나바이러스가 한창이다. 영화 컨테이젼을 보다가 gradle의 뜻을 깨달았다. 영화 마지막에 U2 노래가 흐르더라. ... from the cradle to the grave~

알아야 끊을수 있다

담배를 안 피운지 백일이 넘었다. 하루 한 두 갑씩 이십년 넘게 피운 담배다. 이 책에 나오는 그것이 무언지 알겠다. 3주차 정도에 온다는 그 느낌.
 
표지의 광고처럼 기적의 금연요법은 아니다. 담배가 무엇인지, 담배를 피운다는 것이 무엇인지, 내가 어떤 상태인지를 내가 생각하게 하고 알게 해 준다. 내가 안다는 것이 중요하다.
 
다음은 나의 경험담이다.
 
몇 년 전 주변의 성화에 못 이겨 한 번 시도해 본 적이 있다. 월요일부터 시작해서 주변에 계속 짜증 부리며 다니다 목요일에 술 왕창 먹고 밀린 거 다 피워버렸다.
차라리 피워라.”
이 소릴 들으려고 일부러 짜증내고 다녔다. 정정당당하게 다시 피우려고. 못 끊은 게 아니라 안 끊을 걸 나는 알고 있었던 거다.
 
재작년에 이 책을 샀다. 끊고 싶어 샀겠지만 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일 년 가까이 책장에 꽂아두고 감히 꺼내 보지도 못 했다.
 
담배란 게 직장생활에서는 꽤 유용하다. 서로 담배를 권하면서 같은 편이라는 걸 확인한 후, 하얗고 순결한 새 담배에 불을 붙인다. 그것이 무참히 짓밟히고 비벼 꺼지기 전까지 우리는 한 편이다. 우리 편끼리는 하는 수 없이 서로 대화란 것을 나누어야 한다. 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가!
 
그러나 가정생활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.
본 아이덴티티에서 맷 데이먼은 식사를 위해 식당에 들어갈 때도 출구를 먼저 확인한다. 본능적으로.
담배 피우는 아빠는 가족과 놀이공원이라도 가게 되면 먼저 흡연 장소가 표시되어 있는 지도를 폰에 담아두어야 한다. 계속 눈치 보다 한 대 피우고 오면 또 다시 기회가 올 때까지 안절부절 못한다. 가족과의 시간이 즐거울 리 없다. 그런 나와의 시간이 가족 역시 즐거울 리 없다.

안 필 수 있는 자유. 그래서 책을 샀다.
그러고 보니 젊을 때는 필 수 있는 자유를 갈구했다.
나에겐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.’
아직도 가슴 떨리는 말이긴 하다.
그러나 이젠 안 필 자유도 다오.
 
책을 보면 흡연의 메커니즘이 자세히 나온다.
내가 니코틴에 중독되어 있었구나!’
나는 언제든 안 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. 그렇게 이십년 넘게 피워왔다. 내가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. 내가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었다. 그러나 중독이 무엇인지 알면 인정할 수밖에 없다. 일단 인정하면 쉬워진다. 이겨내야 할 대상이 명확해 지는 것이다. 그때부터는 금연이 게임이 될 수 있다. 담배를 안 피는 게임. 중독에서 벗어나는 게임.
 
몇 권을 더 사서 아버지와 주위에 선물했다. 이 책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. 포기만 안 하셨으면 좋겠다. 그러면 끊을 수 있다.
스탑 스모킹 Stop! Smoking - 10점
알렌 카 지음, 심교준 옮김/한언출판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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